나름 고난했던 외과실습이 끝났다.
무려 아침 6시 반까지 오라는 교수님 말씀에
순종하여 6시 반까지 갔다 ㅠㅠ
힘든 하루하루 였다.
종원이 너 공부 한자도 안하지?
라는 레지던트선생님의 물음에
Surgical incision에 대한 레포트를 내보이며
선생님 이거 제가 만든 겁니다. 하고 자신있게 말했지만
공부를 거의 하고 있지 않은건 사실이기에 뜨끔했다.
매일 이른 아침 투덜투덜하며
일어난 순간 손목시계로 6시를 확인하면
망했다 하며 옷을 입고 병원으로 달려간다.
가는 길에 있는 자판기에서 블랙커피를 한잔 뽑아 마시며
오늘도 무사히 잘 넘기길 하며 짧게 생각의 나래를 펼치다.
병원에 진입한다.
구겨진 흰 가운을 휘날리며 멋지게 몸에 걸치고는
몸에 촥하고 감기는 기분에
어깨를 한번 들썩이고는
흰 가운이 주는 안전한 느낌, 병원의 일원이라는 느낌을
약간 음미하며 외과병동으로 향한다.
이른 아침마다 수술한 환자들의 상처를 소독하는 선생님들의 손길을 알기에
의식적으로 약간은 일찍 나가려고 했다.
쌤들과 함께 드레싱(상처소독)을 하며 환자들과 마주하는 일은 매우 즐거운 일이다.
CT X레이 등의 방사선 촬영결과 혹은 피검사 수치들이 환자상태의 전부인냥 얘기하는 것이 보통인데
외과는 수술을한다는 과 특성상 수술부위를 직접 확인하는 일이 알게 모르게
환자와의 관계를 돈독하게 만드는 일종의 연결고리인 셈이다.
회진 때 교수님께서 환자 만나봤어?하고 학생들에게 물어보는 것도
그 연결고리를 놓치지 말라는 당부의 말씀으로 기억하게 된다.
유난히 수술이 많치 않았던 한달간 이었다.
수술을 많이 보며 외과가 이런곳이다 라고 생각 할 수 있었을 텐데.
아주 반대로 수술한 환자분들 한분 한분을 오랫동안 마주하며
그들의 고난 했던 삶과 수술을 하며 병원에서 머무는 이 시간이 그 삶속에 미치는 영향,
앞으로 미치게 될 영향에 대해 생각하며 아주 깊은 실습기간을 가졌다고 생각된다.
주저리주저리 느낀바를 얘기하면 끝이 없을 터.
아침 일찍 출근해던 외과 실습기간을 거쳐
소아과로 넘어왔는데
일단 출근시간 7시 반
첫날 출근했는데
교수님이 11시 정도에 오실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긴장을 놓아 버렸다.
오후에는 5시 반에 회진이 있을거 같다는 얘기를 듣고
오후는 아주 의미없는 시간을 보내엇다.
뭘했는지 모르겠는 첫날을 보내고
둘째날은 오전 회진이 없다는 얘기에 출근 조차 하지 않았다.
투덜투덜하며 일찍 출근하던 외과 때는
그래도 열심히 살았던거 같은데
긴장을 놓은 이틀간은 무료하기 그지 없는 시간이다.
힘 쫌 내고 긴장 좀 하고 살아보자고.
알게 모르게 하나하나 배워가는 일상이다.
가을이라 그런가? 외로움도 느끼고 우울하기도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즐거운 일도 많다.
추석 명절이 다가오는데
연휴는 짧고
집에는 못 내려가고
여러모로 우울함이 겹치지만
잘 버텨보자.